"88세에도 허리 안 아파요" 백발의 '협객 부부'가 걸어온 무술 인생

(중국 란저우=신화통신) 가을이 무르익은 10월, 간쑤(甘肅)성 핑량(平涼)시 쿵퉁(崆峒)구의 한 공원에서 91세 웨치중(岳起中)과 그의 아내 88세 장웨이잉(張煒英)이 각각 권법과 검술을 수련하고 있다. 노부부는 50년 넘게 쿵퉁 무술을 수련해 오고 있다.
쿵퉁 무술은 간쑤성 핑량시 쿵퉁산에서 유래했으며, 사오린(少林)·우당(武當)·어메이(峨眉)·쿤룬(崑崙) 무술과 함께 중국 5대 전통 무술 유파로 꼽힌다. 오늘날 쿵퉁 무술은 신체를 단련하는 운동으로 여전히 민간에서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웨치중은 주로 쿵퉁 무술의 '기병(奇兵)'을, 장웨이잉은 쿵퉁 화가권(花架拳)과 양생권(養生拳)을 수련했다. 쿵퉁 무술은 부부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거실은 수련실로 바뀌었고, 벽 한 면은 병기 창고로 가득했다.
웨치중은 "쿵퉁 무술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기이한 병기, 즉 '기병'"이라며 "구리 담뱃대, 도리깨, 불진(拂塵), 쇠부채 같은 일상 도구가 모두 적을 제압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쪽 장식장에는 각종 메달과 상장이 가득했다. 장웨이잉은 "처음 홍콩 무술 대회에 나갔을 때 쿵퉁 고(古)태극 8식을 선보였다"며 "출전한 종목에만 수십 명이 참가했는데,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뻤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2008년부터 노부부는 중국 곳곳을 누비며 무술 대회에 출전해 지금까지 100여 개의 각종 상을 휩쓸었고, 쿵퉁 무술의 매력을 전국에 알렸다. 장웨이잉은 자신들이 쿵퉁 사람이고 쿵퉁 무술을 수련하는 만큼, 힘닿는 데까지 쿵퉁 무술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삶의 철학과 지역 특색이 녹아든 쿵퉁 무술은 심신 수양부터 체력 단련, 실전 격투 기술을 두루 아우르는 전통 체육 운동이다. 현지인들에게는 이미 익숙하고, 해외 무술 애호가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일본, 아르헨티나 등지까지 퍼져 나갔다.
웨치중은 전통 무술의 투로(套路·연무 동작)가 복잡하고 익히기 어려운 데다 현대인의 생활 속도까지 빨라지면서 쿵퉁 무술을 배우는 젊은이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퇴직 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무술계 원로들을 찾아다니며 쿵퉁 무술의 검보(劍譜)와 권보(拳譜)를 모아 정리했다. 직접 손으로 정리한 권보만 60권 가까이 이른다.
노부부는 핑량시 문화관에 마련된 쿵퉁 무술 전습소에서 무술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쿵퉁 무술을 배워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장웨이잉은 "올해 88세인데 허리도 안 아프고 다리도 쑤시지 않는다"며 "매일 쿵퉁 무술을 수련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쿵퉁 무술이 학교와 젊은이들의 삶에 스며들어 대대로 이어지는 것이 노부부의 가장 큰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